의자에 앉았다가 일어났을 때,
다시 밀어 넣어야 한다는 걸 알고는 있었다.
테이블과 의자 사이에 남은 간격도 눈에 들어왔고,
그대로 두면 통로가 조금 좁아진다는 것도 익숙한 감각이었다.
그래도 손은 의자 등받이로 가지 않았다.
의자는 살짝 비스듬하게 빠져 있었고,
바닥과 닿는 다리 끝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그 모양이 어색하다고 느껴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방금 전까지 사람이 있었던 자리라는 표시처럼 남아 있었다.

밀어 넣는 동작은 늘 자동에 가까웠는데,
그날은 그 순서가 빠져 있었다.
급하게 이동한 것도 아니었고,
누군가를 피하듯 일어난 것도 아니었다.
그냥 다음 행동이 먼저 이어졌을 뿐이었다.
의자를 남겨둔 채 몇 걸음 떨어지자,
뒤에서 공간이 열려 있는 느낌이 따라왔다.
방은 그대로였는데,
자리가 완전히 비워지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는 것 같았다.
돌아가서 손을 대면 금방 끝날 일이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주방 쪽으로 이동하면서도 의자는 생각나지 않았다.
싱크대 앞에 서서 컵을 꺼내고,
수도를 틀고,
물을 받는 동안에도 그 장면은 이어지지 않았다.
이미 다른 흐름 안에 들어가 있었다.
나중에 다시 그 공간을 지날 때,
밀어 넣지 않은 의자가 눈에 들어왔다.
어긋난 위치가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고,
치워야 할 대상으로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냥 이전 동작의 흔적처럼 보였다.
의자를 원래 자리로 돌려놓았을 때도 특별한 감각은 없었다.
정리가 끝났다는 느낌보다는,
하나의 장면이 뒤늦게 닫힌 정도였다.
의자를 밀어 넣지 않은 채로 지나간 그 구간은 따로 남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