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위에 올려둔 물건을 그대로 둔 상태
식탁 위에 뭘 올려뒀는지 정확히 기억하려고 하면,손이 먼저 떠오른다.들어오자마자 아무 생각 없이 내려놓는 동작이 있었고,그 다음부터는 식탁이 그냥 임시 선반처럼 굳어버렸다.치우려면 치울 수 있었는데,그쪽으로 몸이 가지 않았다. 물건은 하나가 아니었다.봉투 같은 종이,작은 상자,영수증이 접힌 채로 얹혀 있었고,그 옆에 열쇠가 굴러다녔다.컵받침 위에는 아무것도 없었는데,그 빈 자리가 오히려 더 또렷하게 보였다.식탁은 원래 비워져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늘 있었는데,그날은 그 생각이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았다.정리해야 한다는 문장은 머리 어딘가에 걸려 있었고,손은 다른 쪽으로만 움직였다.주방 쪽 불을 켜고,물을 마시고,의자를 살짝 밀어놓는 것까진 했는데 식탁은 그대로였다. 식탁 위에 놓인 것들이 방해가 되지는 않..
2026. 2.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