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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위에 펼쳐둔 채 덮지 않았던 노트 아침에 책상에 앉았을 때부터 그 노트는 그대로였다.펼쳐진 면이 어느 쪽인지도 잠깐 헷갈렸다.어제 적다 만 문장이 남아 있었는데,끝맺음이 없어서 더 눈에 띄었다.덮어둘까 하다가 그냥 두었다. 원래는 정리해서 옮겨 적을 생각이었다.노트에 남겨두는 건 임시 같은 느낌이 있어서,언젠가는 치워야 할 것처럼 느껴졌다.그런데 막상 페이지를 넘기려니,어디부터가 필요 없는지 애매해졌다. 책상 한쪽에는 컵이 놓여 있고,그 옆에 노트가 펼쳐져 있었다.컵을 옮길 때마다 종이가 살짝 밀렸다.글자들이 흔들리는 것처럼 보였고,그게 괜히 신경 쓰였다. 적어둔 내용은 정확하지 않았다. 날짜도 없고,이유도 빠져 있었다.왜 그 문장을 적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그때는 분명 무언가를 붙잡고 싶었던 것 같은데,지금은 맥락이 사라졌다. 노트.. 2026. 2. 9.
창문을 열었다가 다시 닫은 순간 아침에 일어나서 창문을 한 번 열었다가,생각보다 차가운 공기에 바로 다시 닫아버린 순간이 계속 남아서였다. 왜 그 행동이 그렇게 또렷하게 기억에 남았는지는 잘 모르겠다.그냥 스쳐 지나갈 수도 있었던 장면인데,이상하게 그때의 감각이 오래 붙어 있었다. 처음엔 그냥 환기 정도로 생각했다.밤새 닫혀 있던 방 안 공기가 답답하게 느껴졌고,잠도 완전히 깬 상태는 아니었다. 창문을 여는 동작 자체에는 아무 고민도 없었다.해야 할 일처럼 자연스럽게 손이 움직였고,그 순간에는 별다른 판단도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막상 창문이 열리자 예상보다 다른 감각이 들어왔다.공기는 차가웠고,생각보다 바깥 소리도 또렷하게 들렸다. 바람이 세게 부는 건 아니었지만,방 안의 온도가 한순간에 바뀌는 느낌은 분명했다.이 정도일 줄은 몰랐.. 2026. 2. 7.
알람이 울린 뒤 바로 일어나지 못한 이유 아침에 알람이 울렸고, 그 소리를 분명히 들었다.꿈속에서가 아니라 현실에서.소리가 멀지도 않았고, 무슨 알람인지 헷갈릴 정도도 아니었다.그냥 내가 맞춰둔 그 시간의 알람이었다.그런데도 몸이 바로 반응하지 않았다.전날 밤에는 그렇게까지 늦게 자지도 않았다고 생각했다.피곤하다는 느낌도 크지 않았고, 아침에 일어나서 해야 할 일도 대충은 머릿속에 있었다.그래서 알람이 울리면 자연스럽게 일어날 줄 알았다.그게 당연한 흐름처럼 느껴졌다.막상 소리가 울리고 나서는 생각이 조금씩 다른 방향으로 흘렀다.지금 일어나도 되고, 조금 더 있다가 일어나도 될 것 같다는 애매한 감각.눈을 뜨지 않은 상태에서 이미 여러 가지를 계산하고 있었다는 게 나중에야 느껴졌다.이상한 건, 딱히 더 자고 싶다는 욕구가 강하지도 않았다는 점이.. 2026. 2. 5.
컵을 씻지 않은 채로 두었다 싱크대에 컵 하나가 그대로 놓여 있는 걸 보고서였다.당장 씻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었는데, 괜히 신경이 쓰였다. 원래는 바로 씻는 편이다.마시고 나면 물로 헹구고 거꾸로 엎어두는 게 익숙했다.그래서 더 이상했던 것 같다. 왜 그냥 두었을까 싶어서. 컵 하나쯤이야 나중에 씻어도 된다는 말도 있었고,그대로 두는 게 오히려 자연스럽다는 글도 보였다.어떤 건 게으름이라고 했고, 어떤 건 여유라고 했다. 같은 행동인데 해석은 너무 달랐다.컵을 씻지 않았다는 사실보다,그걸 굳이 검색하고 있는 내가 더 낯설었다. 생각해 보니 그날은 전반적으로 손이 잘 안 갔다.컵뿐 아니라 다른 것도 미뤄둔 게 몇 개 있었다.특별히 바쁘지도 않았는데 그랬다. 왜 그랬는지를 설명하려다 멈췄다.피곤해서인지, 귀찮아서인지,아니면 그냥 아무.. 2026. 2. 3.
불이 켜진 채로 남아 있던 방 집을 나서다가 문득, 방 안에 불이 켜져 있었던 장면이 떠올랐다.굳이 의미를 붙일 필요는 없었는데, 이상하게 그게 머릿속에 남았다. 그때는 그냥 깜빡했다고 생각했다.항상 끄고 나오는 습관이 있는데, 그날은 아니었나 보다 하고 넘겼다.그런데 비슷한 장면이 몇 번 더 떠올랐다. 어떤 글에서는 그 방이 기억을 의미한다고 했고,어떤 곳에서는 정리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고 했다.같은 표현인데도 설명은 전부 다른 방향이었다. 읽다 보니 내가 찾고 있던 게 이 문장의 뜻인지,아니면 그날의 느낌인지 헷갈리기 시작했다.불이 켜져 있다는 사실보다, 왜 그게 계속 마음에 남았는지가 더 궁금했다. 방이라는 공간도 애매했다.실제 방인지, 머릿속 어딘가인지 명확하지 않았다.괜히 하나로 정리하려다 멈추게 됐다. 그날은 집중도 잘 .. 2026. 2.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