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불을 끄고 누웠다가 다시 스탠드를 켰다.
주황빛 조명이 벽을 타고 천천히 번졌다.
이불을 배 위까지만 끌어올렸다.
다리는 밖에 두었고 발끝이 조금 시렸다.
천장이 생각보다 가까워 보였다.
낮에 보지 못한 작은 얼룩이 눈에 들어왔다.
베개를 두 번 접었다가 다시 폈다.
머리를 얹자마자 목이 어색해서 옆으로 돌아누웠다.
창가 쪽에서 바람이 스쳤다.
커튼이 살짝 부풀었다가 금방 가라앉았다.
의자 위에 걸어 둔 옷이 어둠 속에서 덩어리처럼 보였다.
치워야 한다는 생각만 잠깐 두었다.

휴대폰 화면을 켰다가 시간을 확인하고 바로 껐다.
숫자가 눈 안쪽에 남아 한동안 사라지지 않았다.
이불 가장자리를 손으로 만지다가 접힌 부분을 그대로 두었다.
펴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았다.
숨이 조금 길어졌다가 다시 짧아졌다.
반만 덮은 채로 몸을 움직이지 않았고,
방 안 공기만 천천히 흐르고 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