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한흐름1 주방에 들어갔다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나온 흐름 주방에 들어갈 때는 분명히 할 일이 하나쯤은 있었던 것 같은데,문턱을 넘는 순간부터 그게 흐려졌다.불을 켜지도 않았고,그렇다고 그대로 서 있지도 않았다.발걸음은 자연스럽게 안쪽으로 들어갔다. 싱크대 앞에 잠깐 섰다가 방향을 바꿨다.컵이 놓여 있는 위치도 보였고,조리대 위에 올려둔 것들도 눈에 들어왔다.하지만 손이 어디에도 닿지 않았다.뭔가를 집어야 할 타이밍이 오지 않은 느낌이었다. 냉장고 쪽으로 한 걸음 옮겼다가 멈췄다.문을 열면 안쪽에서 찬 공기가 나올 걸 알고 있었고,안에 뭐가 있는지도 대충 떠올랐다.그래도 손잡이를 잡지 않았다.열어야 할 이유가 바로 생기지 않았다. 주방은 그대로였다.불이 꺼진 상태였고,창가 쪽에서 들어오는 빛만 바닥에 얇게 퍼져 있었다.식탁 위에 올려둔 물건들도 움직이지 않았고,.. 2026. 2. 2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