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기록1 조명을 켜둔 채 다른 방으로 이동했던 시간 방을 나설 때 조명을 끄지 않았다는 걸 바로 알아차리진 못했다.스위치는 문 옆에 있었고,손은 그 근처를 스쳤지만 눌리지 않았다.불이 켜진 채로 방을 벗어났다는 사실은 몇 걸음 옮긴 뒤에야 떠올랐다. 빛은 문틈을 넘어 복도까지 이어져 있었다.밝다기보다는 남아 있다는 표현이 더 가까웠다.방 안의 물건들이 그대로 드러난 상태로 놓여 있을 거라는 걸 알면서도,다시 돌아갈 생각은 들지 않았다.조명을 끄는 건 늘 마지막 동작처럼 여겨졌는데,그날은 그 순서가 빠져 있었다.급하게 이동한 것도 아니었고,누가 부른 것도 아니었다.그냥 다음 방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먼저 나왔다. 다른 방에 들어가서도 불에 대한 생각은 흐릿했다.책상 앞에 앉아 의자를 조금 당기고,창문을 열었다가 다시 닫았다.방 하나를 통과했을 뿐인데,이전 공.. 2026. 2. 1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