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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기록3

세면대 앞에 서 있다가 돌아선 시간 욕실 불을 켜고 세면대 앞에 섰다.거울에 얼굴이 걸려 있었고 눈 밑이 조금 어두워 보였다.수도 꼭지를 잡았다가 놓았다.물은 틀지 않았는데 손바닥이 이미 젖은 느낌이었다.타일 사이 줄눈이 눈에 들어왔다.어제도 본 자리인데 오늘은 더 선명했다.칫솔 컵을 살짝 밀어 옆으로 놓았다.다시 제자리로 돌려두고 괜히 가장자리를 한 번 닦았다.환풍기 소리가 낮게 돌고 있었다.그 소리 위로 내 숨이 얇게 겹쳤다. 거울 속에서 내가 나를 보고 있었는데 시선이 자꾸 아래로 떨어졌다.고개를 들었다가 다시 내렸다.수건이 축 늘어져 있어서 모서리를 맞춰 걸어두었다.금방 다시 흐트러질 것 같았지만 그냥 두었다.문 밖 방은 불이 꺼진 채로 조용했다.욕실 조명만 밝아서 경계가 또렷했다.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로 몇 분을 서 있다가 결국 .. 2026. 2. 25.
창문을 열었다가 다시 닫은 순간 아침에 일어나서 창문을 한 번 열었다가,생각보다 차가운 공기에 바로 다시 닫아버린 순간이 계속 남아서였다. 왜 그 행동이 그렇게 또렷하게 기억에 남았는지는 잘 모르겠다.그냥 스쳐 지나갈 수도 있었던 장면인데,이상하게 그때의 감각이 오래 붙어 있었다. 처음엔 그냥 환기 정도로 생각했다.밤새 닫혀 있던 방 안 공기가 답답하게 느껴졌고,잠도 완전히 깬 상태는 아니었다. 창문을 여는 동작 자체에는 아무 고민도 없었다.해야 할 일처럼 자연스럽게 손이 움직였고,그 순간에는 별다른 판단도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막상 창문이 열리자 예상보다 다른 감각이 들어왔다.공기는 차가웠고,생각보다 바깥 소리도 또렷하게 들렸다. 바람이 세게 부는 건 아니었지만,방 안의 온도가 한순간에 바뀌는 느낌은 분명했다.이 정도일 줄은 몰랐.. 2026. 2. 7.
알람이 울린 뒤 바로 일어나지 못한 이유 아침에 알람이 울렸고, 그 소리를 분명히 들었다.꿈속에서가 아니라 현실에서.소리가 멀지도 않았고, 무슨 알람인지 헷갈릴 정도도 아니었다.그냥 내가 맞춰둔 그 시간의 알람이었다.그런데도 몸이 바로 반응하지 않았다.전날 밤에는 그렇게까지 늦게 자지도 않았다고 생각했다.피곤하다는 느낌도 크지 않았고, 아침에 일어나서 해야 할 일도 대충은 머릿속에 있었다.그래서 알람이 울리면 자연스럽게 일어날 줄 알았다.그게 당연한 흐름처럼 느껴졌다.막상 소리가 울리고 나서는 생각이 조금씩 다른 방향으로 흘렀다.지금 일어나도 되고, 조금 더 있다가 일어나도 될 것 같다는 애매한 감각.눈을 뜨지 않은 상태에서 이미 여러 가지를 계산하고 있었다는 게 나중에야 느껴졌다.이상한 건, 딱히 더 자고 싶다는 욕구가 강하지도 않았다는 점이.. 2026. 2. 5.